물가 부채질하고 오너 일가 배 불렸다…국세청, 17개 업체 4000억 탈세 조사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7 13: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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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설탕을 살펴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세청이 생필품 가격을 부당하게 올려 폭리를 취한 뒤 세금까지 탈루한 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가격담합과 독과점 지위 남용 등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고 4000억원 규모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17개 업체를 조사한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가격담합 등을 한 독과점 기업 5개,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개, 거래질서를 문란케 한 먹거리 유통업체 6개다.

설탕 등 식품 첨가물을 제조하는 한 대기업은 담합 참여 업체와 원재료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교차 매입해 매입단가를 부풀렸다.

이 과정에서 담합 대가를 나누기 위해 거짓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으며 1500억원 상당의 소득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에 유지보수비를 과다 지급하는 방식으로 담합 이익을 빼돌렸고, 미국 현지사무소 운영비를 과다 송금해 사주 자녀의 체재비로 부당 지원한 혐의도 포착됐다.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제조하는 업체는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특정 제품 가격을 33.9% 인상했다.

이 업체는 특수관계법인인 판매 총판에 300억원대 판매장려금과 50억원대 판매수수료를 과다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부풀렸고, 광고비와 마케팅비도 대신 지급하면서 500억원대 이익을 특수관계법인에 몰아준 것으로 파악됐다.

유아용 화장품 제조업체는 법인이 개발한 상표권을 사주 명의로 출원한 뒤 법인이 이를 수십억원에 다시 매입하는 수법으로 이익을 빼돌렸다.

사주는 2억원이 넘는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회사 경비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산물 유통업체는 사주가 지배하는 1인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수산물 가격을 33.3% 인상했다. 이 업체는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해외여행·유흥비 등에 사적으로 사용했고,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가공 수산물을 면세로 신고하기도 했다.

원양어업 업체는 원양어선 조업경비 명목으로 법인자금 약 50억원을 해외에 송금했으나, 실제로는 사주 자녀의 유학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 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해 9월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와 12월 시장 교란행위 탈세자에 이은 세 번째 물가 안정 관련 조사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치솟는 물가 속에 불공정행위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세무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더욱 단호히 대처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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