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분기 어닝 시즌 순항, 시장 반등 뒷받침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5 07: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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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1분기 어닝 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며 순항 중이다.

주요 대형 기업들의 잠정 실적이 대부분 발표된 가운데, 일부 자동차,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에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경기 상황에서도, 관세 전 기업들의 선제적 재고 물량 확보와 소비자들의 선제적 구매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데다 환율 효과 등이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파악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을 잠정 발표한 349개 기업 가운데,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183개 기업의 영업이익을 컨센서스 수치와 비교한 결과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대비 10.1%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183개 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기업을 제외한 181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대비 6.2% 상회했다.

◇ 대형 반도체·에너지·화학·조선·유통·증권 등 실적 양호

 

업종별로 나누어 실적을 살펴보면, 대분류 기준 에너지, 소재, IT, 산업재 등의 실적이 양호하게 발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중, 소 분류로 나누어 보면 대형 반도체, 에너지, 화학, 조선, 유통, 증권 등의 업종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에너지 업종의 경우 전통 정유주 실적보다는 씨에스윈드, 한화솔루션, HD 현대 등의 호실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소재 업종의 경우 철강보다는 화학 업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IT 업종의 경우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 영향이 컸고, 산업재 업종의 경우 특히 세부적으로 조선 업종의 뚜렷한 실적 호조가 확인됐다.


금융 업종의 경우 증권 업종은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은행 업종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거나 하회하는 부합 수준을 보였다. 

 

경기 소비재 업종의 경우 세부적으로 유통 업종은 양호한 실적을 보인 반면, 자동차 및 부품 기업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음식료 업종은 시장에 부합하거나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조선 업종을 제외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에 양호한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이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IBK투자증권)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양호한 실적 발표는 올해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호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의 미래 실적 전망 상향 조정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 이익조정비율(Earning Revision Ratio, FY1, 1M 기준)이 1.4%로 (+) 전환했고, 작년 하반기 이후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하향 조정 흐름이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올해 2월 이후 비슷한 수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2월 이후 수치로는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변준호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보면 해마다 실적 급증세가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며 "2024년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이 46%에 달하기 때문에 2025년 실적 증가율은 현저한 둔화세가 예상될 수 있으나 우려되는 경기 상황보다 기업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1분기 호실적, 관세 리스크 완화 및 조기 대선 타이밍과 맞물려 긍정적


시기상 1분기 양호한 실적 발표가 관세 리스크 완화와 조기 대선 기대감 등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호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의 미래 실적 전망 상향 조정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중(美中) 관세 리스크 완화, 금통위 금리 인하, 그리고 조기 대선에 따른 신정부 정책 기대감 등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은 환율이 변수로 꼽힌다. 2분기 들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5% 이상 급락했다.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2분기에 지속적으로 급락할 경우 실제 2분기 어닝 시즌에 근접했을 때 수출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완만한 환율 하락은 국내 정치 및 경제 등 펀더멘탈 우려가 완화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일 수 있으나 급격한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들의 실적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준호 연구원은 "향후 실적 관련 주요 변수는 오는 28일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이라며 "관세 이후 첫 실적 시험대이고 AI 투자 축소 우려 등이 제기됐던 만큼, 기존 어닝 시즌의 서프라이즈 효과를 지속해 갈지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5월 말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최근 시장의 반등 흐름을 이어가게 할지 혹은 위축시킬지 주요한 재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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