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화에어로·삼성SDI, 주가 오르니 기습 유상증자 폭탄...개미투자자 '격앙'

김영택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4 08: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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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3.6조 유증 발표 배경에 논란
금융당국,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성 강화에 필요
(사진=한화에어로)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증시가 장기간의 부진을 벗어나 모처럼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 등 대기업 상장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주가가 오르자 기습적으로 조단위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격앙된 분위기다. 

기습적인 유상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증시 밸류업에 역행하는 경영 행태로 지적받고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사진=한화)


◇ 한화에어로 3.6조 유증 발표 배경에 논란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1일 전장 대비 13.02% 하락한 6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영향 때문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3조6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로, 발행 예정인 595만500주의 가격은 주당 60만5000원이다.

한화에어로는 이 자금을 향후 4년에 걸쳐 생산능력 및 사업장 운영, 해외 방산 기지 구축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급등하며 '대장' 방산주로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증권가는 현금흐름이나 신용등급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25년 3월 24일자 김동관, 유상증자 반발 속 한화에어로 주식 30억 매입 참고기사>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단기간 내 집행되지 않을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혔지만, 연간 필요 자금은 매년 영업활동으로 충분히 충당 가능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삼성SDI 역시 최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미국 합작법인과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들 대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개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성 강화에 필요

이런 상황에서 감시 및 규제 권한을 가진 금융당국도 이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런 기업들의 행보는 시장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위해 보다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별로 유상증자의 목적과 자금 운영 계획이 다르기에 주가 향방 역시 갈리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바이오 기업 셀리드는 영업적자로 인해 2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주가는 약 17% 하락했다.

형지I&C와 코어라인소프트 역시 각각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목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선언하며 시장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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