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CB 주식 전환 공시에 급락
◇'따따상' 기대한 개미들 무덤될까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코스닥 상장 첫날 237% 급등한 필에너지가 전환사채(CB) 전환 공시로 거래 이틀 만에 22% 급락했다.
하지만 3거래일째 다시 20% 이상 반등하며 변동 폭을 키우고 있다.
18일 오전 10시13분 현재 필에너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만300원(22.81%) 오른 10만9300원에 거래 중이다. 하지만 현재 가격 움직임도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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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에너지 상장식 기념사진. (사진=한국거래소) |
◇ 상장 후 3거래일 동안 급등락 반복
지난 14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필에너지는 상장 첫날 공모가 3만4000원 대비 237.06% 급등한 11만46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14일 장 마감 후 2021년 발행한 160억원 규모의 사모 CB가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공시했다.
주식으로 전환되는 물량은 약 120만주로 발행 주식 총수의 12.7%, 유통 가능 주식 수의 45.9%에 달한다.
공시 후 필에너지는 14일 시간외 거래에선 하한가를 기록했고, 다음 거래일인 17일 주가가 22.34% 하락 마감했다.
◇ 기관투자가 CB 주식 전환 공시에 급락
대규모 물량이 CB 전환으로 시장에 풀릴 것이란 소식에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사실 필에너지는 상장 전 투자자들에게 해당 CB 물량에 대해 사전고지 한 바 있다. 투자설명서에서 CB 전환권리 행사로 발행 가능한 주식이 있다고 명시했다.
향후 주식매수선택권 및 주식 관련 권리가 행사될 경우 상장주식 수가 증가할 수 있고 주식 수의 증가로 인해 주식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37% 급등하자 기관투자가들이 바로 전환을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필에너지 사모 CB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주가 상승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CB 전환가액은 1만3333원으로 상장 첫날 종가 8만9000원와 비교하면 6배 이상의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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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필에너지,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
◇ '따따상' 기대한 개미들 무덤될까
상장 직후 바로 CB 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만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기관투자가에 대한 비판과 함께 '따따상' 부작용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첫날 가격범위를 기존 공모가의 63~260%에서 60~400%로 대폭 확대했다.
아직 공모가의 400%까지 주가가 급등한 기업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필에너지가 기대감을 키우며 첫날 공모가 대비 237% 상승 마감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신규 상장 종목의 첫날 가격 범위 확대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처음 나타난 셈"이라며 "대규모 CB 물량 출회로 당분간 가격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점차 기업 밸류에이션을 찾아갈 것"으로 평가했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