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포기...당국 셀프 연임 제도개선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9 11: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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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손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이사회에 전하면서 오는 3월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로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등 금융사 수장들의 '셀프연임'과 관련해 제도개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 손태승 회장 용퇴 결정...임추위 가동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앞서 이사회에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이 용퇴의 뜻을 받아들여 우리금융 차기 회장 1차 후보군 명단에 손 회장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이에 임추위는 손 회장을 제외한 외부후보와 내부 출신 후보 중 10명 내외의 롱리스트 명단을 선정했다. 이날 선정된 롱리스트 대상자는 공개되지 않는다.

임추위는 롱리스트에 오른 후보 중 2~3명의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오는 27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다음달 중 추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손 회장, 금융당국 압박 못 이겨

손 회장은 금융당국과의 각을 세우는 데 부담을 느끼고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내린 바 있다.

문책경고를 받은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3년 간 금융사 재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연임에 나서기 위해선 중징계 결정 효력이 정지될 수 있도록 하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 회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언급했으며,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반성 없는 소송 논의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고 발언한 바 있다.

◇ 금융당국,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검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등 금융사 수장들이 우호세력 중심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셀프연임'과 관련해 제도개선을 예고했다.

전날 이 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은행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와 금감원은 최근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 문제에 대해 외국 제도와 국내 실태 등을 토대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회가 될 때 공론화될 수 있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특정한 대주주가 없다 보니 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가거나 이사회를 우호세력으로 구성해 장기 집권 체제를 유지한다는 비판이 지속됐다.

이 원장은 "다만 이게 과연 제도나 정책 만으로 될 수 있는 건지, 문화와 관행으로서 정착할 부분은 없는 것인지 등을 폭넓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금융지주사의 수장 결정이 '셀프 연임'으로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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