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 부품사’ 낙인 지운 LG이노텍 주가, 6개월새 26만원→140만원 수직 상승

김영택 기자 / 기사승인 : 2026-06-01 08: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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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기판 ‘장기공급계약’ 체결로 체질 다 바꿔
홍콩·싱가포르 누빈 IR 부서,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정면 돌파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대한민국 부품 산업의 '핵심 축'인 LG이노텍이 주식시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주당 26만 원 선에 갇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애플)의 실적에만 목을 매는 천수답 기업”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던 LG이노텍이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 만에 주가는 145만 원을 돌파하며 사상 유례없는 ‘황제주’ 반열에 올라섰다.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시장을 뒤흔든 기술력, 그리고 숨겨진 알짜 자산을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눈앞에 들이밀면서 적극적으로 알렸기 때문이라는 내부 평가다.  

 

(사진=제미나이 AI 생성)

◇ 부품사에서 ‘반도체 파운드리급’ 체질 개선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장중 147만 4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폭등의 전말에는 주력 사업의 완벽한 ‘체질 개선(리레이팅)’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간 증권가는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부문 의존도를 리스크로 지적해 왔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LG이노텍의 진면목은 차세대 AI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에 있었다.

대다수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버 확충을 위해 기판 부족(쇼티지) 사태를 겪자, LG이노텍의 독점적 기술력에 손을 내민 것이다.

특히 이번 폭등을 촉발한 것은 단순한 부품 공급이 아닌, '구속력 있는 장기공급계약(LTA)'의 체결 소식이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LG이노텍에 대규모 선수금을 지급하고, 계약 위반 시 위약금을 무는 조건으로 오는 2030년까지의 장기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선수금을 받고 공장을 돌리는 구조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계약이나 대만 TSMC의 파운드리(위탁생산) 비즈니스 모델과 흡사하다”며 “하청 부품사에서 글로벌 테크 파트너로 격이 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130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찬사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 홍콩·싱가포르 누빈 IR 부서,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정면 돌파

이 같은 극적인 가치 재평가의 막전막후에는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밤낮없이 동분서주한 LG이노텍 내부 IR 부서의 '기획력'이 있었다.

사실 올 초까지만 해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LG이노텍의 대규모 기판 설비투자(CAPEX)를 두고 "과도한 중복 투자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짓눌렸던 시기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LG이노텍은 지난 몇 년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허브를 쉴 새 없이 돌며 글로벌 롱펀드(장기 투자 펀드) 기관투자자들과 1대1 및 소규모 그룹 미팅을 연쇄적으로 개최해왔다”고 귀띔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IR 담당자들은 월 2회 이상 전세계 투자자를 만나 LG그룹의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IR 부서는 단순히 실적 숫자를 나열하는 관행적 설명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 현황과 자사 FC-BGA 기판의 독보적 수율, 그리고 무엇보다 '위약금 조항이 명시된 장기 계약'이라는 사업의 안정성을 집요하게 입증해 나가고 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LG이노텍 IR팀이 보여준 구체적인 데이터와 자신감은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글로벌 자금에 강한 확신을 준 것”이면서 “해외 로드쇼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척후병 같은 자금들이 바닥권에서부터 무섭게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사진=LG이노텍)

◇ 기술과 자본, 그리고 ‘소통’이 만든 합작품

결국 이번 LG이노텍의 황제주 등극은 대한민국 제조 대기업의 '초격차 기술'과 이를 자본시장에 제대로 세일즈할 줄 아는 'IR 전략'이 맞물릴 때 기업가치가 어디까지 폭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 사례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회사의 진짜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IR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LG이노텍이 증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메라 모듈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AI 반도체 기판이라는 초강력 엔진을 단 만큼, 당분간 주가 상승 탄력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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