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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챗봇 '챗 GPT'가 직접 쓰고 편집과 교열까지 본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 (사진 = 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최근 시장의 화두는 '챗GPT'다. 정부가 챗GPT와 같은 고성능 AI(인공지능)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챗GPT이 사업화되는 때까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빅테크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챗GPT 등장…AI 시대 게임체인저로 등극
챗GPT는 오픈AI의 AI 모델인 ‘GPT-3’를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AI 챗봇 형태로 만든 서비스다. 오픈AI는 5일 만에 100만 유저를 확보했고, 월간이용자수(MAU)는 1억 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100만 명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 8~10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챗GPT가 기존 AI 서비스와 다른 점은 창의성의 영역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작문, 작곡, 코딩, 그림까지 여러 분야에서 가능하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벽하진 않아도 꽤나 높은 수준의 답을 즉각적으로 내놓는다"며 "범용성, 생산성과 편의성을 고려하면 대중화는 그저 시간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그럴듯한 정보를 짜깁기하는 쪽에 가까우니 부족한 부분이 분명 존재하지만,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 AI 기술은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 미국에서 화이트컬러 노동력에 대한 인건비 감축과 생산성 증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성 AI 관련 벤처캐피탈(VC) 투자 금액은 지난해 기준 약 21억 달러로, 지난 2020년 이후 무려 425% 늘었다. 최근 구주매각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오픈AI의 가치는 29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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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게릴라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미국 오픈AI(OpenAI)사의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 챗GPT 열풍에 전 세계 신생기업부터 대기업까지 '홀릭'
전 세계적으로는 수백 개가 넘는 신생기업들이 챗GPT 테마에 기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같은 거대 기업들도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빙(Bing) 검색 엔진에 챗 GPT가 결합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인터넷 검색시 사용자 질문에 더 완전한 답변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구글이 수주 또는 수개월 내 AI 언어 프로그램인 람다(LaMDA)와 같은 AI 기반의 광범위한 언어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구글이 현재의 검색 엔진에 대화형 검색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초거대 AI를 구축해 사업화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중한 연구원은 "파운데이션 모델로 빅테크와 경쟁하려는 테크기업들의 경우 엄청난 비용 투자는 미리 각오해야 한다"며 "적당히 가성비를 추구해서 이길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대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AI 서비스의 개발을 위해 올해까지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바우처 지원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전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2026년까지는 사람중심 AI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2029년까지 범용 AI 개발이 목표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언어 모델 시장의 성장은 단기적으로는 빅테크, 클라우드·데이터센터·광통신 관련 기업들에게 수혜일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퀀텀 컴퓨팅, 추론형 AI 개발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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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AI로봇키트를 장착한 4족보행로봇 (사진 = 연합뉴스) |
◇ 네이버·카카오·SK텔레콤까지 챗GPT에 사활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의 대기업이 챗GPT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생성 AI 기술을 개발해왔다. 특히,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모델 ‘하이버클로바’를 출시해 글로벌 기업들과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블로그, 카페 등 방대한 한국어 자료로 학습한 하이퍼클로바는 한국어 생성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포털에 검색에 특화된 AI 서치GPT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치GPT의 도입은 신규 수익모델 확보보다는 현재 네이버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검색 시장의 헤게모니를 글로벌 기업들에게 뺏기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경기 둔화로 전 사업부의 비용을 축소하는 가운데도 매년 2000억 원 이상을 초거대 AI 등 미래 기술 확보에 투자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생성 AI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자체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보유함으로써 인터넷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완료했다"며 "인터넷 시장 환경 변화에도 여전히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카카오는 비용 효율 극대화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AI를 최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연구해 언어모델 KoGPT와 이미지 생성모델 Karlo를 개발해 상반기부터 카카오톡에 연동할 예정이다.
오 연구원은 "회사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현재 수준의 AI 투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보수적인 투자 기조는 현재 카카오의 자금사정과 전사적인 비용 통제 노력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기반 서비스 컴퍼니'로의 진화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5월 내놓은 한국어 GPT-3를 적용한 B2C AI 플랫폼 '에이닷(A.)'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신사가 AI 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기존 핵심 사업인 유·무선 통신을 넘어 각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라며 "AI는 다양한 사업 분야와 '연결'이 가능할 뿐아니라 이를 통해 사업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어 새로운 먹거리로 AI 사업을 적극 키우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파경제 김상진 기자(ce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