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둔화로 석유화학·해운 '부정적'
◇환경규제 강화로 석유화학 체질개선 불가피
◇건설업 등 디지털 전환 본격화 예상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산업이 중국 성장 둔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디지털 기술 적응이라는 3대 환경 변화에 노출되어 있다고 봤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위의 내용을 포함하는 '2024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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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 전망 보고서 발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일반산업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중국 고성장의 한계,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디지털 기술 적응이라는 3대 환경 변화에 노출되어 있다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러한 중장기 변화가 2024년 일반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요인별로 다를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고성장의 한계는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을 약화시킴으로써 주요 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국내 산업에 2024년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는 2024년에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매우 큰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지털 기술 적응은 중장기 산업 성장을 이끌 핵심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과도한 관심을 받은 영향으로 2024년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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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수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 중국 성장둔화로 석유화학·해운 '부정적'
우선 중국의 성장둔화에 따른 구매력 약화와 금융 변동성 확대는 전 세계 경제와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핵심 산업 중에서 석유화학과 해운은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자동차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꾸준히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지만 갈등 관계에 있는 미국, 인도와 같은 대형 시장 시장으로의 접근은 제한될 것으로 보았다.
반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충분한 전기차(EV) 상품성을 보유한 가운데 미국과 인도 등의 진출에 걸림돌이 적다는 점, 비교적 양호한 재무투자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진입하기 어려운 대형시장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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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기차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
◇ 환경규제 강화로 석유화학 체질개선 불가피
환경 이슈에 관해서는 주요국들은 탄소국경세,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탄소가격제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았다.
국내 산업계는 넷제로를 달성하는데 250조원~5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환경문제 대응에 따른 산업 지형도 변화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핵심 산업 중 하나인 정유 업계는 우리나라의 석유수요가 2025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친환경 사업 전환과 같은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배터리, 수소, 재활용, 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사업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본업인 정유업 비중은 2023년 77%에서 2035년에는 45%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석유화학으로의 전환은 연관성 측면으로는 긍정적이나 석화업계의 공급과잉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반면, 조선업계는 환경 이슈에 따른 수혜를 기대했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탄소감축을 본격 실현하기 위해 지난 7월 2050년까지 탄소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이로 인해 LNG, 메탄올 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의 수주 확대를 예상했다.
◇ 건설업 등 디지털 전환 본격화 예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산업계에 중장기 영향을 미칠 마지막 트리거로 디지털 기술 적응을 들었다.
팬데믹 시기만큼 열기가 뜨겁지는 않지만 인공지능, IoT, 로보틱스, 가상현실 등의 도입이 확대되면서 생산 공정 최적화, 적절한 재고관리, 작업 프로세서의 변환이 기대되며 단순한 생산현장 외에 인간과의 직접적인 협업 등 서비스영역에서의 진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빠르게 변화 중인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적응 여부가 향후 국내 산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직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기술 적응은 모든 산업계에 공통으로 영향을 주겠지만 연구소에서는 뿌리산업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뿌리산업이란 제조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주조, 금형, 용접 등 6개 산업을 말하는데 그간 디지털 전환이 더뎠으나 로봇 및 센서 가격의 하락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으로 디지털 기술의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특히 건설업계에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첨단 공법이 도입되면서 효율성을 개선할 것으로 보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으로 건설업은 노동 효율성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모듈러 공법 및 3D 프린팅 공법이 부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같은 디지털 통합 관리를 통해 건축물 생애주기 전반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은 관련 디지털 서비스업의 비중 확대와 같은 건설 산업 생태계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견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