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에코프로 주요 임직원, 주식 내다 팔자 공매도 논란 증폭...이유는

김종효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8 22: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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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허태경 등 주요 임직원 매도 후 공매도 쌓이는 현상多
◇하나증권·모건스탠리, 고평가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
◇공매도, 에코프로 불기둥에 쪽박...‘매도’ 모건스탠리, 대규모 공매도 논란
◇에코프로 개미군단, 공매도 숙주 노릇에 논란 가중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불기둥 에코프로 3형제 주요 임직원들이, 공매도 파도와 개미군단 힘겨루기 변곡점 사이에서, 연이어 주식을 내다 팔아치우면서 공매도 논란도 함께 커졌다.

18일 인공지능 공시분석프로그램 <타키온>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에이피의 허태경(53) 대표가 주당 23만2000원에 3000주를 매도했다. 허 대표는 에코프로비엠에서는 19년 5월까지 상무로, 에코프로에서는 19년 12월까지 상무로 재직한 바 있다. 이후 에코프로에이피로 이직했다.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 (사진=에코프로)


◇ 김병훈·허태경 등 주요 임직원 매도 후 공매도 쌓이는 현상多

허 대표는 에코프로비엠의 임원이 아니지만, 거래 내역을 공시한 이유는 영향력 있는 에코프로비엠 관계사에 재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대표 매도 이유는 차익 실현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종가 기준으로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수익률(YTD)은 216.92%에 이른다. 모회사인 에코프로의 YTD는 496.36%이다.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은 알파경제에 “다수의 연구에서 내부자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공매도 증가 전에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공매도 증가가 기업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고 최종적으로 내부자 거래의 수익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코프로 김병훈 대표는 지난 2월 28일과 3월 8일에 에코프로비엠 주식 각 2만 1천 주와 5천주를 매도해 44억원 가량의 이익을 보았다.

동 시기인 3월 8일 에코프로에이치엔 김명선 사외이사 역시 에코프로비엠 주식 760주(1억 5960만 원)을 매도한 바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한 이후부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공매도는 계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 본사 (사진=에코프로비엠)

 

◇ 하나증권·모건스탠리, 고평가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

최근 에코프로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는 매도 리포트를 냈다.

하나증권은 지난 12일 에코프로에 대해서 목표 주가를 45만4000원을 제시했다. 전날 에코프로의 주가가 76만9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 리포트라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근거로 27년에 도달할 에코프로의 자회사들의 추정 이익과 매출을 제시했다. 여기서 모기업인 에코프로에 반영할 시총은 11.8조원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에코프로 주가를 제시한 것이다.

미국의 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에코프로비엠의 종가가 22만6500원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42% 고평가 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에코프로 매출의 95%가 에코프로비엠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도 매도하라고 가리킨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건스탠리(사진=로이터, 연합)


◇ 공매도, 에코프로 불기둥에 쪽박...‘매도’ 모건스탠리, 대규모 공매도 논란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워낙 두 종목이 급등했기에 증권사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문제는 공매도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대신 손실의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위험한 투자 방식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가 에코프로 고평가에 공매도를 쳤다가 쪽박 찬 이야기가 회자된다.

한 언론에 따르면, 홍콩 소재 펀드 매니저도 에코프로에 공매도를 쳤다. 예상과 달리 에코프로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올라갔고 해당 펀드 매니저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채 퇴사했다고 전해진다.

공매도 자체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대량의 공매도를 보유 중이다. 공매도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면서 매도 리포트를 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는 마치 증권사가 미리 특정 종목을 매수한 다음에 매수를 추천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이사는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해 차익실현 하면 되는 구조"라면서 "실패하면 추가 공매도를 진행해 단가를 조절할 수 있고, 담보를 연장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보다 유리한 구조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사진=연합뉴스)


◇ 에코프로 개미군단, 공매도 숙주 노릇에 논란 가중

또 다른 구설은 에코프로의 강력한 지지자인 개인 투자자에서 비롯됐다.

공매도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와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 selling) 두 종류가 있다. 국내는 차입 공매도만 수용한다. 차입 공매도는 공매도를 선택하기 전에 해당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고평가라고 생각한 주체는 공매도를 치려면 반드시 해당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주식 조달을 주로 개인들의 소유한 주식에서 빌려온다. 결국 공매도를 비판하는 개인들이 공매도의 숙주 노릇을 하는 셈이다.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은 “해외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는 내부정보를 확보했을 때 상당한 차익을 볼 수 있다”면서 “거의 완벽한 수익률을 보장하기에 다수 공매도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보유하고자 내부자와 결탁하고 내부자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올해에만 여섯 차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된 바 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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