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카카오뱅크 vs 케이뱅크, 엇갈린 성적표…업비트 의존이 발목 잡았나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9 08: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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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되는 1분기 실적, 카카오뱅크 역대 최대 vs 케이뱅크 급감
'업비트 공생관계'의 양날의 검, 케이뱅크 이자비용 급증
(사진=케이뱅크)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반면, 케이뱅크는 순익이 68% 급감하며 극명히 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 실적 차이의 핵심엔 수익구조 다각화와 특정 제휴처 의존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 대비되는 1분기 실적, 카카오뱅크 역대 최대 vs 케이뱅크 급감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3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112억원) 대비 23.6%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3.3% 증가한 183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6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507억원)보다 68.2% 급감했다.

이자이익 역시 1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7억원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고객 규모 면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고객 수는 2545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892만 명에 달한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1363만 명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나, 여전히 카카오뱅크와 약 1200만 명 차이가 난다.

자산 규모에서도 격차가 크다. 카카오뱅크 수신 잔액은 6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수신 잔액 27조8000억원, 여신 잔액 16조90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사진=업비트)

 

◇ '업비트 공생관계'의 양날의 검, 케이뱅크 이자비용 급증

케이뱅크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관련한 이자비용 증가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예치금 이자율이 기존 0.1%에서 2.1%로 크게 상승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예치금 이용료율 상향으로 이자비용이 늘었고, AI 투자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예치금은 지난해 케이뱅크 전체 수신 잔액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이러한 업비트 의존적 사업 구조는 그동안 케이뱅크 성장의 발판이 됐으나, 이자비용 상승으로 이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국공채, 환매조건부채권(RP), MMF 등으로 예치금을 운용하고 있으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수익 확대 전략

카카오뱅크는 이자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비이자수익 확대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이자수익은 5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으나, 비이자수익은 28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9% 급증했다.

영업수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5.9%까지 올라갔다.

특히 대출 비교 서비스, 투자 서비스 등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8.8% 늘어난 776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풍부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트래픽 확대와 수신 성장을 바탕으로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확대와 투자금융자산 운용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업비트 의존도를 낮추고 건전성 지표 개선과 AI 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분기 말 연체율은 0.66%로 전년 동기 0.95%보다 크게 줄었으며, NPL커버리지 비율은 303.3%로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AI Powered Bank'를 표방하며 올해 연간으로 지난해 약 3배 수준의 AI와 클라우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2월에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금융 특화 프라이빗 LLM을 도입했고, 3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AI 기반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을 상용화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구축된 방대한 고객 기반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연계하고, 비이자수익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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